Smart POSCO Forum 2017. /사진=포스코 제공
Smart POSCO Forum 2017. /사진=포스코 제공

국내외 경기불황 속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국내 중공업 업체들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포스코는 세계최초로 철강생산공정에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를 도입했다. 나아가 전 그룹사에 스마트 기술의 활용방안을 제시, 확산에 나선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업계최초로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을 개발, 조선·해운 분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방침이다.

◆스마트팩토리 앞세운 포스코


포스코는 지난 19일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의 스마트 과제 성과를 임직원과 고객사에 공유하고 사내외로 관련기술 적용을 늘리기 위해 ‘스마트 포스코 포럼 2017’을 개최했다.

이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스마트 포스코를 구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도전이 필요하며 이 같은 모범사례를 제철소 전 공정으로 확산하고, 나아가 재무ㆍ인사ㆍ구매 등 경영분야에서는 스마트 매니지먼트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성과를 그룹사는 물론 고객사까지 적극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포스코 정보기획실장 박미화 상무는 “포스코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적용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과제’ 141건을 발굴, 약 60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해 157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면서 “앞으로 중소기업 맞춤형 스마트 플랫폼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판제품의 변형을 빅데이터로 수집·분석·예측해 제품의 평탄도를 개선하는 과제와 열연제품 생산 시 가열로의 연료품질과 상태를 분석/제어해 최적의 슬라브를 생산하는 기술은 철강생산분야의 우수과제로 평가받았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의 가상건설(Virtual Construction)로 실제 시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설계오류, 안전문제 등의 리스크를 예측하는 ‘3D기반 설계/시공 품질향상’과제, 포스코에너지의 발전소 핵심설비의 성능저하 요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향후 관리방안까지 진단할 수 있게 한 ‘복수기 성능진단을 통한 발전출력증대’과제도 우수과제로 선정됐다.

이날 초청된 서울대학교 장병탁 교수 등 국내 AI연구를 주도하는 전문가들은 ‘제조업에 AI를 적용하여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 및 발전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해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했다.

이날 참석한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신흥기공의 나기원 대표는 “오늘 발표한 사례들 가운데 우리 사업장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면서 “포스코의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기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배워 적용한다면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기대했다.

앞으로 포스코는 제철소 전 공정에 스마트 화를 추구한다. 나아가 포스코가 보유한 제품기술과 서비스에 스마트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솔루션’사업도 추진한다.
글로비스 챌린지호.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글로비스 챌린지호.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ICT 집약한 스마트십
현대중공업도 IC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경제적·안정적 선박운항 및 관리를 지원하는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Integrated Smart Ship Solutio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항해사의 숙련도와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항해방법을 표준화하고 운항정보의 실시간 수집·분석을 통해 운항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운업 불황 속에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는 ’스마트 해운‘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평.

무엇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19년부터 선박운항 관리체계를 디지털화하는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스마트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로이드 선급(Lloyd's Register) 선박해양부문 루이스 베니토 이사는 “현대중공업의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은 스마트시대 해운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부합하는 핵심기술”이라며 “앞으로 5년 간 발주될 6500여대 선박(클락슨 기준) 중 현대중공업그룹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약 700척의 선박에 이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 개념도.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 개념도.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이 시스템은 현대일렉트릭의 산업용 플랫폼 ‘인티그릭’(INTEGRICT)이 기반이다. 에너지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과 엔진, 프로펠러 등의 가동 정보 모니터링을 통해 최적의 상태로 선박이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저항을 최소화하는 선체 전후 기울기정보 및 최적 운항속도를 알려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자해도(海圖) 상에 실시간 날씨정보를 표시해 효율적인 운항을 돕는다.

현대중공업은 이 시스템을 선박에 적용하면 연간 약 6%의 운항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6500대급 자동차운반선과 25만톤급 초대형 광석운반선에 탑재해 실증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술 중심의 경영 혁신을 선언한 현대중공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조선업계 최초로 ICT기획팀을 신설하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영입하며 ICT와 조선기술 융합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세계적 해운사 사우디 바흐리와 스마트십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스마트십 시스템은 2011년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 지금까지 300여척의 선박에 탑재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제품을 넘어 솔루션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현대중공업만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기술력에 ICT기술이 접목되며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상황”이라며 “국내 중공업계가 4차 산업혁명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응하느냐가 앞으로의 생사를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